윤석열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고도, 전쟁을 벌인 국가들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일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이 문제는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설득하는 문제에 있어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 2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불안 문제가 너무 긴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의 협력을 미룰 수 없었다면서 이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절대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WP는 또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이 같은 의도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선 우리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발언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WP 인터뷰 발언만 놓고 보면, ‘무기 지원 불가’라는 과거 입장과 비슷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 관계와 관련해 “정말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도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나의 가장 행복한 기억은 아내를 만나 50대 늦은 나이에라도 결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관련 발언과 관련해 “수십년간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해서 고통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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