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한 학기를 통째로 대리 출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학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 경쟁에 매몰된 나머지 제대로 된 학사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앙대 사회과학대학과 경영경제대학은 17학번 중국인 유학생 A씨와 관련해 최근 대학본부에 징계를 발의했다. A씨는 지난해 2학기 강의 출석은 물론이고 시험까지 학사일정 전체를 다른 학생에게 맡겼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학이 A씨의 출입국 기록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2학기 동안 A씨는 국내에 체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유학생의 대범한 대리 출석 의혹은 지난해 대학에 제보가 접수되면서 밝혀지기 시작했다. ‘A씨가 아닌 다른 학생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본다’는 내용의 제보였다. 한 교수가 A씨에게 연락해 ‘얼굴을 보고 얘기하자’고 설득했지만, A씨는 결국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교수들은 A씨의 출석부 사진을 보고도 대리 출석을 의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대 ‘학생 상벌에 관한 시행세칙’은 학사 업무를 방해하거나 지장을 초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해당 단과대학이 본부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발의하게 돼 있다. 위원회는 7일 이상 1개월 미만 근신, 정학, 재입학이 불가한 퇴학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현재 두 단과대에서 징계가 발의돼 있지만, 대학본부 차원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렸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대는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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