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마약에 총기까지 밀수한 국내 마약상이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마약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마약 사범이 마약에 총기까지 밀수했다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피고인을 체포·구속해 마약의 국내 대량 유통 및 총기사고를 사전에 차단했다고 밝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부장검사 신준호)는 필로폰과 총기류를 한국으로 들여온 마약 및 총기 밀수사범 장모(4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총포·도검·화약류 등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장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약판매상으로 생활하다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인물이다.
장씨는 지난해 7월 LA 소재 주거지에서 필로폰 3.2㎏을 9개의 비닐팩에 진공 포장해 소파 테이블에 은닉하고 45구경 권총(Rock Island Armory M1911-A1)과 실탄 50발을 공구함 등에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같이 은닉한 마약과 총기를 이삿짐으로 위장해 선박 화물로 발송한 뒤 지난해 9월 부산항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달 25일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범죄 첩보를 입수했고 지난달 장씨가 다른 마약사범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해 피고인 정보도 파악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장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긴급 체포했다. 장씨는 필로폰 및 45구경 권총 등 밀수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검찰은 미국과 공조해 해외 연계 조직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장씨의 주거지에서는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도 발견됐는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을 진행 중이다. 감정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자칫 강력 사건이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총기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인천공항 여객기 안에서 9㎜ 실탄 2발, 지난달 15일 인천공항 환승객 수하물에서 22㎜ 실탄 100발, 지난달 16일 인천공항 출국장 쓰레기통 안에서 5.56㎜ 실탄 1발이 잇달아 발견되는 등 최근 총기 관련 위험 사건이 급증해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세관 등 유관기관들과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마약류의 국내 유입 및 유통 차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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