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소속 보험설계사 A씨는 수년 전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후 2018년 2곳의 보험사로부터 약 8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원래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A씨는 꼼수를 썼다. 실제로 도수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마치 해당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 소견서 등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처럼 허위 진단서를 제출하거나 허위 차량 사고를 접수하는 등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챙긴 보험설계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5개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19곳의 전·현직 설계사 31명에 대해 보험업 종사자의 보험사기 연루행위 금지의무 위반으로 등록 취소, 업무정지 등 제재를 내렸다. 9명은 설계사 등록이 취소됐고, 10명은 업무정지 90일, 12명은 업무정지 180일 처분을 받았다.
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이 등록 취소 1명, 업무정지 180일 2명 등 3명으로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2명, 미래에셋생명과 메리츠화재는 1명씩이었다.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기에 주로 이용하는 수법은 병원에서 허위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것이었다. 미래에셋생명 전직 설계사 B씨는 병원장과 공모해 받은 적이 없는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입·퇴원확인서를 꾸며 6개 보험사로부터 441만원을 받았다. 삼성생명 전직 설계사 C씨는 5개 치아에 대한 임플란트 수술과 치조골 이식 수술을 한 번에 받았는데도 각각 다른 날짜에 수술을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3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골프 경기의 ‘홀인원’ 축하 비용 지출 내역을 보험사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사례도 있다. 현대해상 전직 설계사 D씨는 골프 경기 중 홀인원을 하고 축하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취소했지만, 마치 비용을 전액 지출한 것처럼 가짜 영수증을 제출해 5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차량 사고로 보험금을 챙겨 자신의 빚을 갚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소속 설계사 E씨는 채권자와 사전 공모해 주차장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보행자를 보지 못해 조수석 앞 범퍼 부분을 충격했다고 거짓 차량 사고를 꾸몄다. E씨는 치료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보험금 324만원을 수령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