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39년 된 강남구의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인 대치동 미도아파트가 ‘35층 룰’ 폐지의 첫 대상이 됐다. 미도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최고 50층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치 미도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재개발·재건축 시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서울시가 참여하는 대신 각종 심의 기간을 줄여주는 사업이다.
최고 14층 2436세대의 미도아파트는 1983년에 지어진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로 여름철에 침수 피해를 겪는 등의 문제가 있어 2017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의 이유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사업은 지난해 11월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돼 1년 만에 기획안이 완성됐다.
기획안에 따르면, 미도아파트는 우선 최고 50층 3800세대 내외 규모로 재탄생한다. 시가 올해 3월 발표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담긴 ‘35층 룰 폐지’의 첫 수혜 아파트가 된 셈이다. 35층 룰은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최고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도록 한 규제다. 시 관계자는 “연내 계획 확정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기획안에 이를 선반영했다”며 “최고 65층으로 기획안이 마련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된 경우라 35층 룰 폐지의 첫 대상은 미도아파트”라고 부연했다.
시는 구체적으로 단지 중심부에 타워형의 50층 주동을 배치하면서도 다양한 주동유형을 도입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했다. 북측 대곡초등학교 주변은 중저층 계획으로 보행친화적인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양재천변은 수변 특화 디자인을 도입한다.
서울시는 학여울역 활성화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학여울역에 단지 방향으로 출입구를 신설하고, 역에서 남부순환로변으로 이어지는 연도형 상가를 설치해 역세권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단지 중앙에는 남북 간 통경구간을 따라 미도아파트부터 은마아파트, 대치동 학원가까지 이어지는 중앙공원길이 조성된다. 중앙공원길과 단지 내 보행동선은 주민들이 어디로든 편리하게 이동하고 주민 간 교류를 돕기 위해 십자형으로 계획됐다. 시는 공공기여분을 활용해 양재천에서 중앙공원길을 연결하는 보행교를 설치해 단절된 대치생활권과 개포생활권을 연결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주요 재건축단지의 신속통합기획안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주변 단지들도 사업에 탄력을 받는 분위기”라며 “미도아파트가 유연한 도시계획 규제를 바탕으로 민간의 사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갖춘 재건축사업의 선도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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