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 여파로 극심한 혼잡을 빚은 7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에서 불안을 호소하는 신고가 1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태원 참사로 좁은 공간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13분부터 오전 9시까지 1호선 개봉역, 구로역, 신도림역에서 경찰과 소방에 총 12건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고자들은 “열차가 꽉 차 숨을 못 쉬겠다” “사고가 날 것 같다” “혼잡이 너무 심해 통제가 필요해 보인다” 등의 민원을 호소했다.
신고자 중에는 현장에서 근무하던 역무원도 있었다. 개봉역 역무원은 “개봉역에 승차 인원이 너무 몰려서 사고가 날 거 같다. 역무원 2명으론 통제가 힘들 것 같으니 지원해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SNS 등에서도 표출됐다. 온라인에는 이날 오전 “1호선 타지 말라” “사람이 계속 밀려온다. 움직일 수 없다” “경찰에 신고했다” “이태원 참사 후로 압사에 대한 공포가 느껴진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구로경찰서 경비과와 형사과, 교통과 등에서 일대 역 현장 지원을 나갔다. 구로소방서에서도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아 오전 8시19분부터 10시18분까지 소방차량 6대, 소방인력 26명이 개봉역으로 나가 인파 통제에 나섰다.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에는 붐비지 않는 개봉역에서 특히 많은 신고가 들어왔다”며 “이태원 참사 이후로 안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진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개봉역 외에도 1호선 라인에 전체적으로 혼선이 있어서 개별 센터에서 구급차가 나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8시52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승객 279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4명이 경상을 입었고, 지하철 1호선이 한때 상·하행선 모두 운행을 중단하는 등 서울시내 교통에 혼란이 빚어졌다.
사고 여파는 이날 오전까지 이어졌다.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었던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은 운행이 중단됐다. KTX 6편과 일반열차 4편 등 모두 10편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됐다.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사고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KTX와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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