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보니… 경사진 폭 4m 좁은 골목길

Է:2022-10-30 10:42
:2022-10-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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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4m 내외의 좁은 골목길
성인 5∼6명 지나갈 수 있는 정도
길 한쪽은 해밀톤호텔 외벽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뉴시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폭 4m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내려 번화가인 세계음식거리로 향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상가가 밀집해 있어 폭이 좁은 데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는 지형 특성이 이번 인명 피해를 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소방 당국은 30일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 사고로 15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82명으로 이 중 19명이 중상으로 파악돼 사망자는 추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체 사상자는 233명이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내려오는 좁은 골목길이다. 해밀톤호텔 옆 좁은 내리막길로 길이는 45m, 폭은 4m 내외다. 성인 5∼6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다.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이다 보니 세계음식거리가 있는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사람의 동선이 겹쳐 인파가 밀집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이 길의 한쪽은 해밀톤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이 피할 틈이 없었다.

현장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골목길에 인파가 계속 몰려들면서 오르막길 쪽에 있던 사람 중 일부가 넘어졌고, 내리막에 있던 사람들까지 연쇄적으로 겹겹이 넘어졌다. 경사로 위쪽에 있는 이들이 아래로 계속 밀리고, 깔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인명 피해도 커졌다. 당시 골목 바닥에 전단지들이 떨어져 있고 주류 등 액체가 흘러 길바닥이 몹시 미끄러웠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경사진 골목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사람이 미니까 5~6겹씩 쌓였다”며 “‘살려 달라’는 고통 섞인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경사 위에 있던 이들 대부분이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아래쪽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방대원과 경찰이 출동해 긴급히 구조활동을 벌이는 동안에도 골목 여기저기서 음악 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이 출입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심폐소생술(CPR)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고 당시 좁은 골목에서 무단주차 등으로 복잡하기까지 했던 탓에 구조인력이 곧바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현장 뒤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어 앞뒤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골목길 정체는 약 20분간 지속됐다.

당시 일부 상점은 문을 열어 탈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했지만, 나머지 가게는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어서 피신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촬영이나 강제 추행과 같은 범죄 단속을 위해 경찰관 200명가량이 인근에 있었지만 좁은 경사로에 한꺼번에 몰려든 인파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고 원인을 수사할 계획이다.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최초 사고 경위가 불명확한 만큼 신고자나 목격자, 주변 업소 관계자의 진술 CCTV를 토대로 사고의 발단이 무엇인지 파악할 방침이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사고 예방조치를 충실히 했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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