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큰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이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 및 우크라이나의 개입 여부는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사건이 시작”이라며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현지시간 오전 6시(한국시간으로 정오)쯤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화물열차의 후단에 위치한 연료 저장 탱크에 불이 붙었고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크림 철도공사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케르치해협 일대 선박의 항해에는 지장이 없다는 러시아 당국의 설명을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연방도로공사 관계자를 인용해 크림대교를 건너는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폭발로 다리 일부분이 손상돼 붕괴됐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크림반도로 향하는 철도편의 운행도 당분간 모두 중단된다. 크림반도에 군수물자 등을 공급하려는 러시아 측 계획에도 당분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는 교량에 큰 폭발이 발생해 다리 구조물이 일부 무너진 사진과 영상 등이 올라오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한 후 점령지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18km 길이의 크림대교를 2018년 개통했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다. 러시아는 이 다리를 짓기 위해 건설비 수조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핵심 보급로다. 러시아에는 전술적·경제적 가치가 매우 큰 교량이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인 마히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이 시작”이라며 “(러시아가 만든)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되어야 하며, (러시아가) 도적질한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에 반환되어야 한다. 러시아에 의해 점령된 것은 모두 추방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과 정부 당국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와 연관이 있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후 크림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한 후에도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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