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을 방조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공범이 1일 “누나(이은해)가 물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내가 말렸다”며 이은해(31)씨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이 공범은 이씨와 가까운 사이로 전과 18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이날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13차 공판에서 또다른 공범 A씨(30)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A씨는 살인방조와 살인미수 등 혐의로 올해 5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이씨와 평소 가깝게 지낸 지인이며 조씨와 친구 사이다.
이날 검찰은 이씨의 남편인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가 계곡살인 사건 당시 4m 높이 폭포 옆 바위에서 3m 깊이의 물속으로 다이빙하며 숨지게 된 과정에 대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씨와 A씨가 먼저 물속에 뛰어들었고, 윤씨가 이씨와 조씨 등의 강권으로 어쩔 수 없이 다이빙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사건 발생 당일) 증인과 조씨, 피해자 등 3명이 마지막에 다이빙하게 된 경위는 무엇이냐”는 검사의 물음에 “그냥 자연스럽게 (바위로) 올라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자신을 겨냥한 “수영 실력이 상당한 것 같은데 왜 (수중) 수색을 하지 않았느냐”는 추궁에는 “저는 물 밖에 있었고 수영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다. 제가 물에 들어가기에는 매우 무서웠다”고 A씨는 답했다.
특히 A씨는 이씨와 조씨가 물에 빠진 윤씨를 곧바로 구조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누나(이씨)는 (구조하러) 계속 물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제가 말렸다”며 “현수도 형(피해자)이 입수한 곳으로 수영을 해서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받고 있는 방조 혐의 관련 질문에도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했다. 검사가 “이씨와 조씨가 피해자를 담그려고 한다. 돈 많은 양반이 있는데 사망하면 보험금 8억원이 나온다는 말을 증인이 (주변에)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한 적 있느냐”고 묻자 A씨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또 A씨는 피해자 윤씨가 사건 발생 전 튜브 없이 수영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했고, 수상레저업체에 갔을 때 웨이크 보드를 재미있어 했다고 주장했다. 윤씨 지인들 다수는 앞선 공판에서 “목욕탕 안에서도 허우적거릴 만큼 물을 겁냈다” “물에 아예 뜨지 못했고 수영장에서 수심이 1.5m인 곳에만 가도 기겁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전과 18범으로 마약 판매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5월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출소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지난 18일 체포됐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22일 오전 10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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