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군이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실시 중인 23일 동해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에 대해 전술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공군이 필요한 전술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후 자국군 전략폭격기 Tu-95MS가 동해 중립수역 상공에서 약 7시간 동안 예정된 비행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비행 구간의 일부 구간에서는 러시아군의 전략폭격기가 비행하자 대한민국 공군 F-16 전투기가 출동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전략폭격기 조종사들은 북극과 북대서양, 흑해, 발트해의 중립수역에서 정기적으로 비행한다”라며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모든 비행은 영공 사용에 관한 국제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수행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3개월 만이다. 지난 5월 24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동북방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한 이후 이탈한 바 있다.
당시 합참은 “우리 군은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F-15K, KF-16 등 공군 전투기 여러 대가 출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러시아가 한·미가 전날부터 실시하고 있는 UFS 연습을 견제하기 위해 카디즈에 군용기를 진입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르다.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 타국 방공식별구역 진입 전에는 미리 통보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러시아의 경우 방공식별구역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사전통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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