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말한 데 대해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해당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이런 지적은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대변인은 당시 “여야가 오십보백보의 잘못을 저지르고 서로를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참담하다.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나’라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것 아니냐’는 국민 물음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당시 박 대변인의 비판에 격노했다는 조선일보 칼럼을 인용했다. 이 칼럼에서는 박 대변인의 논평이 그를 뽑은 이 대표의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로 연결됐다는 추측을 하고 있는데,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다.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이야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제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고 지지 않은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59초 쇼츠공약을 만들기 위해 대선 기간에 불철주야 노력했던, 윤 대통령의 당선을 너무나도 원했던 사람”이라며 “대선이라는 전장에서 논리로 치열하게 방송에서 상대와 맞붙었던 ‘선무공신’이고, 후보 옆에서 심기 경호하고 다니던 ‘호성공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선무공신과 호성공신은 임진왜란에서 공을 세운 신하에게 준 훈공이다. 선무공신은 왜군을 물리쳤거나 명나라에 원군 및 군량을 요청한 사람들이며, 호성공신은 선조가 몽진할 때마다 옆에서 따라간 사람들이다.
이 대표는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이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면서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영상에 잡혔지만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강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박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의 용기와 책임 의식을 갖고 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실 인사,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전 검증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물음에는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해 보세요”라며 “사람들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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