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 교사 2명이 생후 20개월 된 원생을 때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어린이집 측은 당초 피해 아동이 친구와 부딪혀 상처가 생긴 것이라고 허위로 해명했다가 CCTV 영상 확인 과정에서 사건의 전말이 들통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전남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여수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생후 20개월 된 여자 원생 A양이 보육 교사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부모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양의 부모는 지난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닌 딸 A양의 몸 곳곳에 상처가 있는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겨 어린이집 내 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한 뒤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의 이마엔 커다란 멍 자국이 있었고, 팔에는 물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도 있었다. A양 부모는 아이가 부쩍 힘이 없고 축 처져 있는 모습에 이상한 생각이 들어 CCTV 확인에 나섰다.
CCTV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교사 한 명이 딸을 붙잡고 있고, 또 다른 교사가 책과 숟가락 등으로 A양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함께 있던 교사가 말리기는커녕 함께 폭행에 가담한 장면이었다. 이주 여성인 A양의 어머니는 CCTV를 보다가 충격을 받고 쓰려져 119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측은 처음에는 A양이 미끄럼틀을 타다가 친구와 부딪혀서 상처가 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양 부모가 경찰과 시청 직원을 대동해 직접 CCTV를 확인하면서 허위 해명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보해 지난 19일 보육 교사 2명이 A양을 폭행하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CCTV 영상 속 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보육 교사 2명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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