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차의 갈라파고스’ 되나… 뒤늦게 진입, 인프라 격차

Է:2022-06-04 07:50
ϱ
ũ
도요타 전기차 BZ4X. 도요타 홈페이지

전기차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일본 완성차 업체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 주저하는 사이 경쟁업체와의 충전 속도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서다. 과거 일본 전자업체가 기술력만 믿고 글로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설 자리를 잃었던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자동차 산업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전기차 충전 성능이 해외 경쟁사보다 크게 뒤떨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는 하이브리드차량에 무게중심을 두고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전기차 지각생’이었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을 밝히면서 참전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문제다. 도요타의 첫 양산형 전기차 bZ4X의 충전 출력은 150㎾다. 닛산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전기차 아리야(ariya)는 이보다 더 낮은 130㎾에 그친다. 30분을 충전해야 375㎞를 갈 수 있다. 충전시간은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본 전기차의 충전 출력이 낮은 이유는 이미 일본에 깔린 충전 인프라에 맞춰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어서다. 도쿄전력홀딩스의 계열사 이모빌리티파워가 일본 전역에 전기차 충전기를 깔고 있는데 대부분 50㎾ 이하다. 최근 성능을 개선한 충전기의 출력도 90㎾에 불과하다.

반면 테슬라는 2019년 250㎾ 출력의 급속충전기를 개발했다. 이걸로 모델3를 충전하면 15분 충전으로 275㎞를 달릴 수 있다. 포르쉐 타이칸은 270㎾ 출력으로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4분30초 충전으로 100㎞를 달릴 수 있다. 아우디 역시 지난해 270㎾ 급속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았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는 350㎾의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5분 충전으로 약 220㎞를 주행할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 등이 출자한 전기차 충전 회사 아이오니티는 2025년까지 유럽에 350㎾급 급속충전기 약 70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미즈호은행은 최근 발표한 ‘2050년 일본산업 전망’에서 일본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내다봤다. 2050년에 일본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9년(832만대)과 비교해 최대 70% 줄고 수출은 제로(0)가 된다고 경고했다.

파나소닉이나 샤프 같은 일본의 전자기업들이 과거 글로벌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몰락한 ‘잘라파고스’(Jalapagos·일본과 갈라파고스의 합성어) 현상이 자동차 산업에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비교해도 전기차 분야에서 3, 4년 정도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이 갈라파고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