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부탁이 있다. 여가부가 없었으면 우리는 죽었다”
일본군 위안분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10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는 공약 사안”이라면서 “여가부 형태가 아니더라도 위안부 문제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국회 차원의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협약 회부 촉구 결의안 통과를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며 “여가부 폐지하는 것. 그것을 없앴으면 우리는 죽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할머니의 요청에 “그 일을 제대로 할 부처를 둬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자리에 동석한 이 할머니 측 관계자는 “여가부 예산을 2배로 늘려주면 된다. 그러면 더 많은 사전 준비를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는) 대선후보 공약이 나와서 후보가 그렇게 정했다”며 “위안부 문제에 더 큰 예산과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석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할머니의 유엔고문방지협약 결의안 통과 요청에 대해 “날씨가 풀리면 국민의힘이 할머니를 모시고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로 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유엔고문방지협약 회부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하 의원과 힘을 합쳐서 할머니의 소원을 풀겠다”고 말했다.
고문방지협약 이 할머니는 “높은 분이 힘써주고 걱정하는지 몰랐다. 오늘부터 마음을 놓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 “하 의원도 그렇고 젊은 준석 대표도 그렇고. 우리 조카도 이준석이다”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을 만나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그 부분은 공약 사안이고 세밀한 검토를 한 것이라 입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 말씀은 여가부에서 수행하던 위안부 피해 여성 지원 등이 전혀 차질 없기 바란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저희가 개편하는 정부조직법 체계 하에서 실무적이고 강한 협상력을 가진 부처들이 이 일을 맡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외교부에서도 이 문제를 주인인 것처럼 맡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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