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에게 답장 편지를 보내 “북한에 의해 죽임을 당한 고인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겠다”고 27일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피살 공무원 아들 이모(19)씨에게서 받은 편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오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고인의 아드님이 보낸 공개 편지였다”며 “편지를 읽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씨가 이날 오전 윤 후보에게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는 일에 함께해달라”며 자필 편지를 보내자 답문을 남긴 것이다.
윤 후보는 “갓 스무 살이 된 아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1년 4개월간 청와대, 국방부, 해경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1인 시위를 하며, 우리나라와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보냈다. 하지만 남은 가족은 남편, 아버지의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월북자’의 가족이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우리 국민을 지키지도 못했고, 정부는 억울한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는커녕 고인을 매도하고 명예를 더럽혔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날의 진실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어머니, 동생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청년의 절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이를 무시하고 매도한 정부는 진심으로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2020년 9월 22일 서해 최북단 해상에서 어업 지도 활동 중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피살됐다. 북한군은 그를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당시 ‘A씨가 자진 월북했고, 북측이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북한군 감청 자료에) 월북을 의미하는 단어가 있었냐’는 질의에 “있었다”고 답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윤 후보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께서 북한군의 총살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진짜 제 아버지인지 확인도 못 한 채 저와 동생은 ‘월북자 자식’이 돼 지옥 같은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며 “(진실을 찾겠다던) 대통령님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남은 것은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과 상처뿐”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씨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언급했지만, 이를 지키고 있지 않다는 취지였다.
이씨 등 유족 측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경을 상대로 북한군 피격 당시 보고 받은 서류 등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해경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아래는 이씨가 윤 후보에게 보낸 편지 전문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