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해 군과 경찰, 정보 당국은 월북자가 1년여 전 같은 부대의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한 탈북민과 동일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군은 이번에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뛰어넘은 월북자가 2020년 11월 같은 부대의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남성 A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군과 경찰은 월북자가 해당 지역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과거 해당 지역에서 넘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락이 잘 닿지 않는 탈북민으로 범위를 좁혀서 살펴보고 있다.
현재 A씨는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월북자의 신원이 최종 확인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20년 11월 동부전선에서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다. 귀순 이후 정보 당국 조사에서 기계체조 선수 출신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A씨의 귀순 당시 과학화 경계감시장비인 광망(철조망 감지센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당시 군은 A씨의 귀순 이후 뒤늦게 철책이 훼손된 것을 파악했었다. 군 조사 결과 철책 핵심장비의 나사가 풀려 있어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월북자가 A씨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군의 경계 실패에 대한 비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군 철책이 동일 인물에게 두 번 뚫렸고, 남북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간 셈이기 때문이다.
군과 정보 당국은 월북자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북자가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갔을 때 북한군 3명이 월북자와 접촉해 그를 북쪽으로 데려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월북자가 철책을 넘는 장면은 감시장비에 포착됐으나 군은 3시간가량 월북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철책에 설치된 경보체계가 정상 작동해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자체 판단해 철수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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