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옷을 입은 댄서들이 팔을 쭉 펴서 감옥을 만든다. 주황색 옷을 입은 ‘죄수’ 역할의 댄서들이 그 안으로 들어간다. 경찰이 도둑을 잡는 장면을 묘사한 춤이다. 경찰의 감시망을 몰래 빠져나가는 도둑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묘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엔딩은 죄수들이 감옥에서 손이 묶인 채 고개를 숙이는 장면으로 끝난다. 춤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표현한 무대였다.
‘언니들’의 춤에 흠뻑 빠진 시청자들이 이번에는 ‘동생들’의 춤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댄스 배틀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에서 10대들은 무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방영 초반부터 크루별 팬덤도 생겼다. 꿈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고생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영된 ‘스걸파’ 4회는 시청률 2.2%를 기록했다. 첫회(1.9%) 이후 시청률은 꾸준히 오름세다. 방영 전에는 아마추어인 여고생 댄스 서바이벌 포맷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미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프로들의 춤 세계를 보여준 뒤라 부담도 컸다. 하지만 10대 댄서들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춤 실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청자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고생 댄서들의 모습을 응원하며 지켜봤다. 탈락 위기에 놓인 크루 댄서들은 간절한 목소리로 “한 번만 더 춤을 추고 싶다”며 최선을 다했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은 치열하고 진지하게 서바이벌에 임했다.
‘MZ세대’ 댄서들의 창의력도 돋보였다. 크루 ‘에이치’는 신발을 소품으로 활용하는 미션에서 신발을 손에 끼고 전화기를 흉내 냈다. 원 팀 퍼포먼스에서 크루 ‘스퀴드’와 ‘턴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코스튬을 활용했다. 드라마 배경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실제 드라마 속 등장인물의 묘사도 안무에 담았다. 이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202만회를 기록했다.
또래들의 활약에 MZ세대는 환호했다. 10대들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아이돌 댄스를 따라 추면서 일상에서 춤을 즐기고 있다. ‘스걸파’에도 크루 ‘뉴니온’의 김수현(시몬), ‘스퀴드’의 이서인(과천꿀수박) 등 SNS 인기 댄서들이 출연했다.
‘스걸파’가 초기 시청자를 견인할 수 있었던 데는 분명 마스터로 출연한 ‘스우파’ 댄서들의 인기가 작용했다. 하지만 이후 여고생 댄서들이 ‘스걸파’만의 매력을 만들어나가면서 화제성을 키웠다. ‘스걸파’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12월 2주차 비드라마 TV부문에서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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