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1일 한미 간 종전선언 논의에 대해 “종전선언의 형식, 내용에 관해 미측과 최근 아주 긴밀히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며 “한미 간에 상당히 조율이 끝났다”고 밝혔다. 다만 정 장관은 종전선언이 이뤄지기까지 여러 장애물이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확답을 피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이 보도됐는데 진전이 있었던 게 맞나’라고 묻자 “그렇다. 큰 원칙에 합의했고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간에 종전선언 문안까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진전 소식을 전했다.
정 장관은 “미국도 종전선언의 필요성, 어떤 형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관해 우리 정부와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며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미측과 좀 더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고 그걸 통해 비핵화 달성, 평화 정착을 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와 미국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 장관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종전선언이 무난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진 않습니다만…”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라 종전선언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유보적인 답변을 했다. 이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미 간에 잘 조율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한미간 협의가 쉽지 않다는 게 아니라 종전선언을 조기에 추진하는 과정에서…”라고 다시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간에 조율이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이걸 추진해가려면 여러 과정이 남아 있어서 제가 예단해서 조기에 된다거나 그런 말을 드릴 입장이 아니다”라며 “시기는 특정해 예상할 순 없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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