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살해한 뒤 강화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이 시신 발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인터넷 검색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A씨(27)가 범행 이후 시신이 농수로 물 위에 떠 오르는 것을 우려해 인터넷 검색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던 중 그가 인터넷 포털에서 강화도 관련 사건 기사 등을 자주 검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새벽 시간대에 자택인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30대 B씨를 집에 있던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이후 10일간 해당 아파트 옥상에 B씨의 시신을 놔뒀다가 같은 달 말쯤 여행 가방에 담아 렌터카로 운반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유기했다. 시신은 4개월여 만인 지난달 21일 오후 2시13분쯤 인근 주민에게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여행 가방이 농수로 물속에 가라앉아 있어 4개월여간 주민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행 가방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결국 B씨의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은 발견 당시 부풀어 있었지만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투입해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누나와 성격이 안 맞았고 평소 생활 태도와 관련해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며 “(범행 당일도) 늦게 들어왔다고 누나가 잔소리를 했고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이후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부모를 속여 지난 2월 14일에 접수한 가출 신고를 취소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나의 발인이 있었던 지난 25일에는 시신 운구 과정에서 영정사진을 직접 들기도 했다. 검거 당시에는 경북 안동의 부모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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