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면담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 자리는 통상적인 상견례 차원에서 이뤄졌고 주로 덕담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앞으로도 검찰과 여러 채널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처장은 8일 오후 4시 대검찰청을 찾아 윤 총장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그간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법조계의 이목이 쏠렸다. 김 처장은 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과 어떤 얘기를 나눌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단순 상견례 자리”라며 “특별한 어젠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호 수사와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공보를 해야겠지만 알리지 않고 할 수도 있다”며 “어떤 사건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아직 공수처는 수사처 검사와 수사관들을 모집 중이다.
공수처 사건 이첩과 관련한 검찰과의 관계도 법조계의 관심거리다. 김 처장은 사건 이첩 기준에 대해 “내심 갖고 있는 기준은 있는데 오늘 그 얘기가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면서 “어차피 (윤 총장을) 오늘 한번 뵙는 게 아니고 여러 채널로 의사소통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24조에서는 공수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 공정성 논란 등을 따져 타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한다. 원칙적으로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의혹 수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도 공수처 이첩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공수처가 이첩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재판소에서는 해당 조항에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재판관 3명은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보다 일방적 우위를 차지하게 돼 상호협력적 관계를 훼손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김 처장은 “검찰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인권 친화적 수사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조만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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