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밸런타인데이는 컬래버레이션 상품들이 장악했다. 편의점 업계는 각자 단독 브랜드 컬래버 상품을 선보이면서 ‘펀슈머’(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욕구를 자극하는 한편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1일 말표, 두꺼비, 천마표, 카카오프렌즈 등 이종 브랜드와의 컬래버를 앞세운 밸런타인데이 상품을 일제히 출시했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는 GS25가 EBS 인기 캐릭터 ‘펭수’와 컬래버한 상품을 내놓은 게 전부였지만 올해는 편의점 4사에서 컬래버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외부활동 등이 제한되면서 이종업계 간 컬래버 상품이 소비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자 편의점들은 올해도 컬래버 상품 발굴에 적극 나섰다.
CU는 ‘말표 구두약’ 컬래버 상품을 6종의 패키지로 구성하고 가나초콜릿, 빈츠, 오레오 등 인기 상품들을 세트로 담았다. 대왕 말표 구두약팩과 말표 초코빈은 실제 구두약 틴케이스에 다양한 상품을 넣었다. 이마트24는 하이트진로 두꺼비 굿즈 2종(저금통세트, 컵세트)을 선보였다. 저금통 세트에는 파란 두꺼비 모양 저금통과 ‘아임이 크러쉬 밀크초코볼’이 함께 구성돼있다.
GS25는 카카오프렌즈 7종, 어몽어스 4종, 삼김이 3종 등 총 17종의 단독 컬래버 상품을 마련했다. 카카오프렌즈와의 컬래버 상품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인쇄된 박스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초콜릿 과자와 캠핑용 가랜드, 미니 폴딩박스, 스텐컵 등의 굿즈가 각각 들어있다. 세븐일레븐은 천마표시멘트와 다시 협업해 천마표 기획세트를 준비했다. 천마표시멘트 포대자루 모양을 패키지에 그대로 활용해 천마표시멘트팝콘과 인기 초콜릿 상품을 한 데 담았다.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통칭)를 중심으로 한 펀슈머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번 밸런타인데이의 키워드를 ‘컬래버’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컬래버 상품들이 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레트로 콘셉트라면 중장년층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레트로 콘셉트의 곰표 밀맥주는 40대 이상 소비자의 매출 비중이 16.7%를 차지해 일반 수제맥주(8.8%)와 비교하면 2배가 높았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컬래버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업계 간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다. 타사에서 협업을 추진 중인 브랜드가 어디인지, 아직 타사와 협업하지 않은 브랜드는 어디인지,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조합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탐색하며 새로운 컬래버를 만들어내기 위한 물밑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예측 가능한 컬래버보다 전보다 더 엉뚱하고 신선한 컬래버를 만들어내기 위해 각사 MD(상품기획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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