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6년 발생했던 ‘햄버거병 사건’과 관련해 지난주 한국맥도날드 전‧현직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맥도날드 본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최근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 학계 전문가 및 사건 관련 공무원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형수)는 지난주 맥도날드 임직원들을 소환해 일부 매장 내 패티가 오염됐었을 가능성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일부 임직원들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은 이주에도 사건 관계인들을 부르는 등 진상규명 막바지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맥도날드 측은 2018년 1차 수사에서는 불기소 처분 됐다.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들만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검찰은 맥키코리아가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패티를 납품했지만 피해 아동의 용혈성요독증후군(HUS) 등 질병과 인과관계는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9년 재고발이 이뤄졌고 검찰은 같은 해 10월 재수사에 돌입했다. 1차 수사와 다른 점은 맥도날드가 패티의 문제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전직 맥도날드 점장 A씨는 1차 수사 때 패티의 언더쿡(덜 익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허위였다고 진술을 바꿨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맥도날드가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해외에서 귀국한 A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했고 ‘패티 언더쿡이 수차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고발인 측은 맥키코리아가 맥도날드 임원에게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서 15박스 발견됐다’는 이메일을 보낸 정황이 1차 수사 때 확인됐는데 맥도날드는 처벌을 피했다고 주장한다. 맥도날드가 이후 맥키코리아에 ‘재고가 없다고 하라’고 지시했고 맥키코리아는 세종시 담당 공무원 B씨에게 ‘패티가 모두 소진됐다’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B씨도 2016년 7월 회수 대상이 없어서 회수명령 및 공표를 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검찰은 지난해 B씨도 불러 회수명령을 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맥도날드 측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맥도날드 측 책임 소재는 재수사 결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후 “불량 패티와 피해 아동의 HUS 발병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원료 분쇄 과정에서의 교차오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업체의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를 먹은 아이들에게서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이 발생했고 그 중 일부는 HUS로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햄버거를 먹고 HUS가 발병했던 C양은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계속 복막투석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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