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안건과 관계없는 발언들을 곁들여 여당 측의 항의를 받았다.
10일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자 오후 3시15분쯤 첫 토론자로 나선 이 의원은 오후 11시59분까지 8시간44분 동안 법안 반대 이유를 밝히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여야 간의 극한대립, 여당의 입법 독주는 바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오직 진영의 이익만을 위해서 ‘불통’으로 일관하셨기 때문”이라고 화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반대 토론 중 “대한민국은 도시 구석구석 야간에도 아녀자들이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우수한 치안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해 일부 여성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어서 지지했던 여성들이 요즘은 고개를 돌린다”며 그 이유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민주당 이낙연 대표 측근이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건 관련 수사를 받다가 숨진 것을 두고 “분명 누군가 말 못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것 같다”며 “(옵티머스 사건에) 가담하고 동조한 사람이 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정파를 떠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법안 내용과 무관한 발언을 이어가자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의제와 관계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동료 의원이 7시간 동안 얘기하고 있다. 좀 들어라”고 외치면서 잠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철규 의원 뒤로는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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