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조카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서 “(최 전 총장이) 조국 편을 잘못 들었다가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으면 동양대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이 정치적인 계산 끝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 교수 측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취지다. 검찰은 “교육부에서 대학평가 불이익 받는 걸 우려했던 최 전 총장은 조국 편을 드는 게 상식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7일 정 교수의 오전 공판에서 최 전 총장의 조카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씨는 정 교수 측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이다.
이씨는 이날 검찰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그는 4년간 동양대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던 중 2017년 7월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다. 검찰이 반대신문 과정에서 “삼촌 최성해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게 맞느냐”고 묻자 이씨는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씨는 최 전 총장이 지난해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자유한국당의 눈치를 봤다는 취지의 전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지난해 9월 최 전 총장과 측근 간 대화 녹취록을 바탕으로 이씨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정 교수 측은 “최 전 총장이 정 교수에 대해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거나 “조국 편을 잘못 들었다가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으면 문을 닫게 된다고 했다”는 측근의 말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씨는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이 측근에게서 동양대 압수수색 직전인 지난해 8월 27일 최 전 총장이 당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등 한국당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최 전 총장 측근에게) 음모를 꾸미는 것 같다는 뉘앙스(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이 한국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예정이었고, 이는 경북 영주에선 다 아는 얘기였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검찰은 반대신문에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일 때 최 전 총장이 정 교수를 통해 동양대에 대한 재정지원 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지난해 9월 5일자 KBS 보도를 언급했다. 최 전 총장이 앙심을 품고 정 교수 측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의혹을 낳은 보도였다. 검찰은 오히려 이 보도를 반박 논리에 활용했다.
검찰은 “(재정지원을 위해선) 문재인 정권의 대학평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렇다면 대학평가를 위해서라도 조 전 장관 편을 드는 게 상식적으로 유리한데, 한국당 편을 들어 허위진술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씨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동양대가 2015년도 대학평가에서 이미 B등급을 받아 재정지원 대학에 포함되지 않았고, 2018년도에는 재정지원 제한을 풀어달라고 할 필요도 없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선 “몰랐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4일 첫 검찰 조사 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왔고 같이 식사했다”는 말을 최 전 총장에게 직접 들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당시 최 전 총장이 “윤석열과 더불어 문재인, 조국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은 “총장이 직접 조사하고 점심 먹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최 전 총장과 전화 통화로 이 같은 말을 들었지만 녹음파일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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