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휴대전화를 압수 당한 부산고검 A검사장이 “기자와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시켜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검사장은 17일 변호인을 통해 이런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A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게속된 부당한 공격들을 묵묵히 견뎌왔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입장을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전날 A검사장의 휴대전화 1대를 압수했다. 검찰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 이모 기자와 A검사장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통화를 한 녹음파일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A검사장은 피고발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A검사장은 “녹취록상에 기자와 이른바 ‘제보자’ 간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앞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대표의 대리인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고위관계자의 말이라며 녹취록을 읽어줬다. 이 기자가 읽은 녹취록에는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도 도움이 되고. 이거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양쪽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A검사장은 해당 녹취록 내용을 발언한 당사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A검사장은 이런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검사장은 최근 수사결과 발표를 보더라도 애초 신라젠 수사팀에서 이 전 대표의 로비와 관련해 수사할 계획도 없었고 수사한 사실조차 없었던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의 계획에 넘어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했고 자신은 오히려 피해자라는 것이다.
A검사장은 어떤 검사도 기자에게 ‘수감자에게 나를 팔아라’고 하면서 제보를 압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지검 수사팀이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검사장은 “또 공직자로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객관적 근거없이 제기되는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편향되지 않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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