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여의도 KBS 본사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KBS가 ‘자사 직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자 여성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는 2일 오후 페이스북에 ‘강력한 손절의지, 부끄럽기나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KBS 직원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하면 KBS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카메라가 없는 것이 되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KBS에는 다양한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아니라도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우회는 “내부인이 아니라 하고, 내부인인지 아닌지 알려줄 수 없다는 KBS의 태도가 망신스럽다”며 “손절하지 말고 가해자가 내부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예방과 엄벌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책임지는 국민의 방송사가 돼라”고 촉구했다.
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를 향해서는 “자수했다고 면피 받을 생각 절대 말고 응당한 처벌 받으라”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조선일보는 관련 용의자가 KBS에서 근무하는 남성 직원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KBS는 용의자는 회사와 근로계약을 작성한 소속 직원이 아니라며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했다.
KBS 몰카 사건은 지난달 29일 불거졌다. KBS 연구동 내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촬영 기기를 발견한 소속 PD의 신고를 받아 경찰이 출동했다. 해당 화장실이 있는 KBS 연구동은 각종 방송 연구기관과 언론노조 사무실, 개그콘서트 연습실이 있는 곳이다.
용의자는 KBS 공채 출신인 남성 프리랜서 개그맨 A씨로,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1일 새벽 경찰에 자진 출석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1차 조사를 마쳤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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