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마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을 순찰대가 ‘귀신 분장’을 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 수꼬하르조의 한 마을에서 귀신처럼 흰옷을 입고 새하얀 분장을 한 순찰대가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순찰대가 귀신분장을 하게 된 경위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마을 청년단체 대표인 안자르는 로이터통신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일부러 무섭고 으스스한 모습으로 분장했다”며 귀신 분장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들이 분장한 귀신은 인도네시아 민화에서 내려져 오는 ‘포콩(pocong)’이라 불리는 귀신이다. 이 귀신은 새하얀 얼굴을 가진 게 특징이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갇힌 영혼’을 나타낸다고 믿는다.
귀신 분장을 한 순찰대는 시신을 묶을 때 쓰는 끈을 머리와 발에 묶고 다녔다. 이동할 때는 묶인 발로 토끼처럼 뛰어다니는 기괴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눈에 띄는 귀신분장으로 인해 초기에는 부작용이 컸다고 한다. 귀신 분장을 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순찰대를 보기 위해 오히려 주민들이 집 밖으로 외출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기습 순찰로 방법을 바꿨다.
이들이 순찰 방식을 바꾸면서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 카르노 수파드모는 로이터통신에 “포콩(귀신)이 등장한 이후 부모와 자녀가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저녁 기도 후에도 사람들이 모이거나 거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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