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엎드려 자고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게 불성실한 인턴은 본 적이 없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딸 조모씨의 인턴관리책임자였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속 책임연구원 정모씨가 내놓은 증언이다. 정씨는 이날 열린 증인신문에서 조씨의 인턴십 태도에 대해 “불성실했다”고 요약했다.
검찰은 2011년 7월 11일부터 3주간 주40시간씩 KIST에서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조씨의 인턴 증명서는 허위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조씨가 같은 해 7월 20~22일 3일 동안 짧게 나왔고 실험 태도도 불성실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인턴 수료 후 증명서를 받을 수 없었다고 본다.
검찰은 조씨의 KIST 출입기록을 근거로 들었다. 국가 보안시설인 KIST에 출입할 때는 방문증 사용 기록이 남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이 기록에는 조씨가 2011년 7월 20일부터 3일 동안 출근했던 것으로 나온다. 조씨는 22일 낮 12시를 끝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씨는 조씨가 담당 교수인 자신에게 아무 말 없이 결근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조씨가 아무 이유 없이 안 나와서 실험실 직원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는데, ‘좀 그렇다. 엎드려서 잠만 자더라’고 답했다”며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떤 여자 연구원이 제게 센터에 무슨 일이 있으니 나가 있으라고 했다”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챙겨주니 나오지 말고 대기하라 해서 케냐로 출국했다”고 진술했다. 정씨 진술과 충돌하는 대목이다. 정 교수 역시 검찰 조사에서 “(조씨에게서) 연구원들 사이 분란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었다.
법정에서 조씨 진술을 확인한 정씨는 “저희 연구실이 다른 연구실에 있다가 분리되면서 분쟁이 있었던 적은 있는데 2011년인지 2012년인지 기억이 정확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설령 연구원 사이 분쟁이 있어도 임의로 나오지 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정씨는 “연구원끼리 분란이 있었으면 제가 조정했을 것”이라며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실험실 직원이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나오지 않은 이유로 삼은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면접 당시 정씨에게 8월 케냐 의료봉사 관련 양해를 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박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보통 인턴은 두 달 내내 한다”며 “한 달밖에 안 하는데 케냐 봉사 간다고 했으면 나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조씨에 대해 ‘그렇게 불성실하게 근무한 인턴을 지금껏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는 내용을 자필로 적었다. 검찰이 “본인이 쓴 게 맞느냐”고 묻자 정씨는 “맞다”고 답했다. 정씨는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성실하게 실험 및 자료조사 업무에 참여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조씨 인턴 증명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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