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 가족의 사망 사고 영상이 드라마에서 유력한 살해용의자 or 살인범의 아빠 영상으로 나옴’이란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서 지적한 영상은 14일 36회에 방송됐던 추락사고 영상이다. 이 추락사고는 드라마에서 살인범 부자 중 아버지가 아들의 살인을 멈추려고 일부러 자살 시도를 하는 장면으로, 36회 외에도 여러 번 등장하며 드라마의 핵심 장면으로 쓰였다.


문제는 이 영상이 실제 사망사고 영상이라는 것이다. 해당 사고는 지난 8월 강원도 속초에서 발생한 아파트 승강기 추락사고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추락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등 큰 피해를 낳았다. 실제 피해자 유족들이라면 평생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사고 현장 모습이 드라마 속에 삽입됨으로써 반복해서 노출된 것이다.
앞서 23일에는 ‘동백꽃 필 무렵’에 자신의 사고 영상이 포함돼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해자가 직접 KBS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피해자는 게시물에서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엄연한 저의 사고 영상이었고, 저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이 실제 사고 영상을 드라마에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한 방송 관계자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드라마에서 뉴스 화면과 같은 자료화면이 필요하면 미리 연출해 찍어놓은 이미지성 영상을 쓴다”며 “(동백꽃과 같이)실제 사고 영상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겨서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매체 윤리가 바닥이다” “유가족분들은 얼마나 속상할까” “드라마 기획 의도나 마지막 회 영상 등 메시지도 가증스럽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분개하고 있다.
앞서 ‘동백꽃 필 무렵’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스태프들에게 표준근로계약서가 아닌 업무위탁계약을 강요하고, 하루 21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시킨 사실이 지난달 14일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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