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122명인데 공장은 165개’…인천 사월마을의 현주소

Է:2019-11-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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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및 불안증 호소율 전국 대비 각각 4.3배, 2.9배나 높아

18일 오후 인천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에 공장들이 빼곡히 차 있다. 이곳 주민들은 마을 주변에 난립한 폐기물처리업체에서 나오는 쇳가루와 비산먼지 등으로 암과 호흡기질환 등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이 122명인데 공장은 165개. 제2의 장점마을로 불리는 인천 사월마을의 현주소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민 122명 중 총 15명이 폐암과 유방암 등에 걸려 8명이 사망했다. 정부 조사결과, 이런 환경과 암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세대 10곳 중 7곳은 주거환경이 적합하지 않아 환경개선 대책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민들의 우울증 및 불안증 호소율이 전국 대비 각각 4.3배, 2.9배나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인천 서구 오류왕길동에 있는 사월마을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마무리하고 관련 주민설명회를 19일 마을 내 왕길교회에서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사월마을 민관 조사협의회 위원, 마을주민, 지방자치단체 및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52세대, 122명이 살고 있는 사월마을에는 제조업체 122곳(73.9%), 도·소매 17곳(10.3%), 폐기물처리업체 16곳(9.7%) 등 165곳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82곳은 망간과 철 등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 취급사업장이고, 마을 앞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는 버스, 대형트럭 등이 하루 약 1만3000대, 마을 내부도로는 승용차와 소형트럭이 하루 약 7000대가 통행하고 있다.

환경오염 조사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 중금속 등이 인천의 다른 주거지역보다 높은 수준이었고, 마을 내 토양 및 주택 침적먼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계절(겨울‧봄‧여름) 각 3일간 측정된 대기 중 미세먼지(PM10)의 평균농도(3개 지점)는 55.5㎍/㎥로 같은 날 인근지역 측정망 농도(인천 서구 연희동·37.1㎍/㎥)보다 1.5배 높았다.

대기 중 중금속의 주요 성분인 납(49.4ng/㎥), 망간(106.8ng/㎥), 니켈(13.9ng/㎥), 철(2,055.4ng/㎥) 농도는 인근지역(구월동·연희동) 보다 2~5배 높았다. 다만 국내외 권고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또한 주택(14곳)의 서까래, 문틀 등에서 채취한 침적먼지에서 알루미늄을 제외한 중금속 항목들이 지각의 원소 조성 농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18일 오후 인천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한 길가에 있는 흙에서 나온 쇳가루가 자석(원형 쇠뭉치)에 붙어 있다. 연합뉴스

주민 건강조사 결과 중금속·방향족탄화수소류 등 생체 내 유해물질은 일부 항목이 국민 평균보다 높았다. 하지만 암발생비는 다른 지역보다 유의하게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뮴 고농도자 6명에 대한 정밀검진 결과에서도 신장질환, 골다공증 등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고, 유해물질별 생체 농도 95분위 이상 대상자(28명)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특이소견이 없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점, 주·야간 소음도가 높은 점, 우울증과 불안증의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거환경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마을 모든 주택(52개) 부지경계에서 이틀간 주·야간 각 2회씩 측정한 소음은 전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주간 55dB, 야간 45dB)을 초과했다. 특히 19개 지점은 주·야간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건강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전국 대비(우울증 5.6%, 불안증 5.7%) 각각 4.3배, 2.9배 높게 나타났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는 환경으로부터 기인한 삶의 질 관점에서 주거환경 적합성 평가를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인천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조사 및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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