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없어” 2500원어치 훔친 할머니에 손 내민 형사들

Է:2019-11-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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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게 없어 편의점에서 우유와 주스 등 2500원어치를 훔친 할머니에게 형사들이 온정의 손길의 내밀었다. 고등학생 손자와 단 둘이 반지하에서 어렵게 살고 있던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들은 형사들이 직접 주민센터를 찾는 등 발 벗고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A씨(83)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음료수 2500원어치를 훔친 혐의(절도)로 입건됐다. 편의점 직원이 “할머니가 물건을 훔쳐갔다”며 112 신고를 했고,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 경찰관들이 A씨를 체포해 강남경찰서로 넘겼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맡은 강남경찰서 형사1팀 김정석(50) 경위는 전과도 없는 80대 노인이 우유와 주스 등 음료수를 훔친 속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어 A씨의 형편을 알아봤다. 확인해보니 A씨는 빌라 반지하에서 고등학생 손자와 단 둘이 어렵게 살고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훔쳤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 같은 답변을 들은 김 경위는 팀장에게 이런 사정을 설명하며 “우리가 도울 일이 없겠나”라고 의논을 청했다. 결국 3일 뒤 김 경위는 팀장 등 동료 형사들과 함께 A씨가 사는 지역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A씨의 사정을 설명한 뒤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주민센터 직원에게 묻자 “할머니 아들이 대리운전 일을 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A씨는 아들과 떨어져 살고 있었다.

형사들은 직원에게 A씨의 사정을 말하며 “손자의 학비와 생활용품이 부족하지 않은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설득했다. 그러자 직원은 “학비와 생활용품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할머니가 굶으시는 일이 없게끔 구호물품 등이 전달되도록 조치하고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김 경위는 “날씨도 추워지는데 연로하신 할머니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알아보니 일을 하고 있는 아들은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지 않았다”며 “주민센터에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면 우리가 직접 도울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려 했는데 감사하게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사건이 생활고로 벌어진 가벼운 범죄인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를 거쳐 훈방 등으로 선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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