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새 시대를 열 첫 주자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그리스·6위)로 결정됐다. 치치파스는 도미니크 팀(26·오스트리아·5위)을 꺾고 시즌 최종전에서 왕중왕에 등극했다.
치치파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019시즌 최종전인 니토 ATP 파이널스(총상금 900만달러) 결승에서 팀에 2대 1(6-7<6-8> 6-2 7-6<7-4>)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65만6000달러(약 31억원).
2시간 35분이 걸린 혈투.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준 치치파스는 팀의 서브게임을 2번 브레이크하며 2세트를 챙겼다. 마지막 3세트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치치파스는 4-4에서 연달아 3포인트를 따내는 집중력으로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21세 3개월에 불과한 치치파스는 역대 5번째로 적은 나이에 ATP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2001년 당시 20세였던 레이턴 휴이트(은퇴·호주) 이후 18년 만의 최연소 우승. 그리스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치치파스가 처음이다.
유망주였던 치치파스는 올 시즌 급성장 했다. 1월 호주오픈 16강에서 로저 페더러(38·스위스·3위)를 꺾고 4강까지 질주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마르세유 오픈, 에스토릴 오픈에서 우승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상위랭커 8명만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도 4강에서 다시 페더러를 꺾어낸 치치파스는 결국 올해 세 번째 ATP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과정도 뜻 깊다. 조별리그에서 올 시즌 US오픈 준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23·러시아·4위)와 알렉산더 즈베레프(22·독일·7위)를 잡아냈고, 결승에선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팀까지 주저앉혔다. 자신이 차세대 주자의 선두에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치치파스는 우승 후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는 게 놀랍다”며 “그리스 국기를 들고 나를 응원하러 온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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