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비중 확대’ 주문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 강화 맥락에서 나온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모든 대학의 정시비중을 늘리는 게 아니라 학종 비중이 높은 서울 일부 대학에 한정된 주문이어서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진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 개정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다음 정부가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입과 고입 개편에 관한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시비중 확대 대상 대학과 적정 정시 비율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달 말 대입 개편안 발표 시 정부가 정시비중 확대 대학들에 적정 정시선발 비율을 제시할지도 답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다만 “고른기회전형·지역균형선발 등 사회적 격차·계층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전형 비율을 조금 더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교육부가 엇박자를 냈다는 ‘교육부 패싱’ 논란에는 공들여 해명했다. 문 대통령의 정시비중 확대 발언이 나온 지난달 22일 대통령 시정연설 직전까지 교육부 공식 입장은 ‘정시 확대는 없다’였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교육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시비중 확대를 발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대통령은 정시확대 지시를 한 게 아니라 학종 불신이 너무 높으므로 학종 공정성 높이는 것과 동시에 일정하게 수능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게 불가피한 거 아니냐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전국 대학의 정시를 일괄 확대하면 굉장한 큰 정책적 전환이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일부 대학의 정시비중 상향 조정이 학종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시점이 2025년 3월이므로 차기 정부에서 이를 원상복구 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5년까지) 가만히 있다가 일괄 전환하는 게 아니라 5년간 일반고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며 “전환 시점에 정부가 시행령을 바꾸면 어떡하냐 하시는데 특권교육이나 차별화된 교육에 대해서 많은 국민이 불만이나 반감을 갖고 있으므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때 드는 예산에 대해 “일괄 전환시 1년차 800억원, 2년차 1700억원, 3개 학년 전체가 전환되는 3년차부터 매년 2600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