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업체들의 LCD(액정표시장치) 물량 공세로 3분기 연속 적자에 직면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설비투자를 5000억원 축소하겠다고 23일 밝혔다.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보기술(IT)·커머셜(상업용)·오토(자동차용) 영역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매출 5조 8217억원, 영업손실 436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의 분기 손실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전분기(3687억원)보다 적자 폭도 커졌다. 올 1분기 이후 계속된 적자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9375억원에 달하며 1조원에 육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본격적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이 저가 LCD 공세에 나서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실적 악화에 대해 “LCD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관련 팹(생산라인) 가동률 하락,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 투자를 당초 예정한 8조원에서 5000억원 축소할 계획이다. LCD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고, 최근 가동에 돌입한 광저우 OLED 공장에 생산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4분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IT 부문의 계절적 성장과 모바일 OLED 판매 증가로 매출이 늘어나도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해 적자폭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LCD TV 과열경쟁에 따른 손익악화 요인과 구조혁신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에 신규 공장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위험요인이 있어 시장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악화로 지난달 최고경영책임자(CEO)를 정호영 신임 사장으로 교체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내년 초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인력 5000여명을 내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 전무는 “신임 CEO 부임 후 한달여간 구조혁신 안건들을 제로베이스에서 정비하고 있다”며 “단순한 비용 축소나 인원 감축이 아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에서 사업 구조를 변화 중”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TV 공장에 대한 ‘다운사이징’을 추진하되 장기적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IT·커머셜(상업용)·오토(자동차용) 영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OLED에서 대세화를 가속화하고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OLED 사업 조기 안정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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