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 세워졌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한국인 최초 빅리그 타이틀 홀더가 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다저스가 2대 0으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14승(5패)째를 따냈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기존 2.41에서 2.32까지 내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확정지었다. 2000년 박찬호가 탈삼진 부문 2위를 차지한 적이 있지만 한국인 투수가 빅리그에서 특정 부문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인으로서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오른 것도 역대 최초다. 1995년 다저스 시절 노모 히데오가 기록한 아시아인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2.54) 기록도 24년 만에 경신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좌완 류현진을 맞아 라인업 9명 전원을 우타자로 포진시켰다. 그러나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빛을 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 7개 중 6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다. 지난달 중순부터 4경기 동안 겪은 극도의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체인지업 구위 저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디비전 시리즈를 앞두고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얻어낸 셈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첫 타자 도노반 솔라노를 8구 접전 끝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을 잡아낸 뒤 5개의 삼진을 포함해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말 1사 뒤 마우리시오 두본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버스터 포지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우익수 뜬공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5회말에도 2사 뒤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솔라노를 3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하지 않았다. 6회와 7회는 도합 1안타만 내주고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결승점을 뽑아낸 선수도 다름 아닌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0-0으로 팽팽하던 5회초 2사 3루 찬스에서 타석에 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웨브를 상대로 시속 149㎞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3유간 좌전안타를 날렸다. 3루 주자가 득점하며 1-0으로 앞서 간 다저스는 6회초 맥스 먼시의 솔로 홈런으로 2점째를 올렸다. 류현진이 내려간 8회 이후에도 다저스 계투가 샌프란시스코에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류현진은 경기 뒤 “평균자책점보다 올 시즌 건강을 좀 더 염려했다”며 “30경기 정도 선발 등판하고 싶었는데 29번 등판했고,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은 기대하지 않은 깜짝 선물”이라고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성공적인 해였고, 내 엄청난 노력을 입증한 증거”라고 자평했다.
류현진은 사이영상 수상자에 대한 의견에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디그롬이 탈삼진과 투구 이닝에서 좋은 결과를 냈고 두 항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올 시즌 204이닝을 던져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에 255삼진을 잡아내 가장 유력한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꼽힌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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