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구의원 사과? 명예훼손이라더라,갑질 처벌 안하니 뻔뻔한 것” (인터뷰)

Է:2019-09-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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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이은의 변호사 “고발할 계획”… 최원석 한국당 구의원, 성희롱 예방강의 중 폭언 논란

서대문구의회 홈페이지 캡처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회에서 현직 구의원이 강연자에게 폭언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구의회가 개최한 성희롱 예방교육이었고, 강연자는 여성 변호사였다.

자유한국당 최원석 구의원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의회에서 열린 4대폭력예방강의에 참석했다가 강연자인 이은의 변호사에게 “이X” 등의 욕설을 했다. 이 변호사가 강연 중 자신이 과거 근무하던 삼성전기에서 겪은 성희롱 사건에 대해 언급하자 “삼성을 욕하지 말라”며 항의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최 구의원은 삼성전자 등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삼성맨’ 출신이다.

23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 구의원은 “내가 듣기에 낯 뜨거운 이야기를 하기에 중단을 요청했다, 교육받는 사람이 듣기 민망하다면 양해를 구해야지 ‘네가 뭔데 그래’ 식으로 이야기하면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최 구의원은 휴대전화를 받지 않아 당시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은 들을 수 없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이 변호사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명예훼손 운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건 갑질을 처벌하는 장치가 없어서 그렇다. 공론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03년 삼성전기 재직 시 성희롱을 사내에 알렸다가 불이익을 당했고 이후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번 강연의 소동도 당시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는 그는 성폭력 관련 강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 구의원은 ‘강의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최 구의원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25일 서대문구의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강사가 옛 직장인 삼성에서 있었던 경험담이라며 상사하게 추행당한 경험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너무 세밀하게 묘사해서 낯뜨겁고 불편하고 불쾌했다. 정중하게 (강의) 중단을 요청했다”며 “정중한 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네가 뭔데, 당신이 의원이지 삼성맨이야?’라고 응수해 언성이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제가 과거 회사에서 추행 당한 내용은 이런거다. ‘상사가 일을 하는데 내 등, 브래지어 끈이 지나가는 부분에 손을 얹고 머리를 만지고. 머리를 묶으면 목덜미를 만지고 자꾸 그랬다. 처음에는 잘 몰랐다. 안거나 뽀뽀를 했다면 대비를 했을텐데 이런 식이라 문제제기가 어려웠다’ 여기까지가 내 강의 레퍼토리다. 다른 얘기를 할 이유도, 다르게 얘기하지도 않았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는데 내가 겪은 일을 다르게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이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가. 그리고 ‘당신이 삼성맨이야?’라는 말은 ‘삼성맨이 아니라 구의원 아니세요?’ 이렇게 말한거다.”

-정중하게 강의 중단을 요청했다는데

“‘어이 왜 삼성을 모욕하고 그래’ 이런 식으로 삿대질하면서. ‘이보세요, 내가 삼성을 다녔는데 그런 부서장 없어. 당신 몇기야?’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내가 ‘공론화된 내용이고 겪은 내용이라 다르게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니까 강의가 중단됐다. 그 과정에서 ‘너 몇기야’ 하고 (내게) 반말을 했다. 내가 ‘당신이 제가 몇긴지 알아서 뭐하시게요’ 이렇게 말했다. 그랬더니 ‘이X’ ‘저X’이 나온거다. 근데 최 구의원은 내가 먼저 반말을 했다고 한다.”

-사건 후 최 구의원 혹은 한국당 차원의 사과는 없었는지

“전혀 없었다. 최원석 구의원 본인이나 지역구 사무실, 의회 어떤 곳에서도 사과하지 않았다. 본인이 욕한 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명예훼손 운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구의원을 공천하는 주체가 정당인데 의원들의 갑질을 방지하는 장치가 전혀 없다. 정당부터 구조가 잘못돼있는데 어떻게 그들이 국회에서 만드는 괴롭힘방지법이니 남녀고용평등법이니 이런 법안을 믿을 수 있겠나. 정작 자신들은 갑질을 내버려두지 않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 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나

“구의원 선거는 투표보다 당의 공천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그러니까 국민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 거다. 어차피 공천만 잘 받으면 당선이니까. 듣기로는 내일(26일) 미국에 연수 간다고 하더라. 상식적으로 이런 논란 중에 미국 간다고 하면 국민에게 얼마나 욕을 먹겠나. 그런데도 간다는 건 신경도 안 쓴다는 거다.”

(최 구의원의 폭언 사건이 벌어진 뒤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는 지난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 구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뒤 서대문구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최 구의원은 항의하는 민중당 관계자들에게 “그 자리에 있었어? 니네 뭐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부끄러운 줄 아시라”는 말에는 “부끄러운 짓 한 적 없어”라고 반말로 대꾸해 재차 논란이 됐다.)

- 강의 중에 강사들이 폭언에 노출되는 게 빈번한 일인가

“내가 한국폭력예방전문강사협회 고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전문강사들 말을 들어보니 강의 나가서 교육할 때 폭언을 듣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하더라. 근데 다들 마음앓이만 하고 속으로 삭이고 있는 거다. 생각해보라. 공적 문제제기가 비교적 쉬운 변호사가 강사로 나섰을 때도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데 다른 강사분들한테는 어떻겠나.”

-향후 대응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최 구의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사적 복수심 때문이 아니다. 최 구의원은 내게 폭언을 쏟아 내놓고서는 공식적으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구의원은 국민의 봉사자들 아닌가.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건 갑질을 처벌하는 장치가 없어서 그렇다. 이번 고발을 통해 이런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싶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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