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회동과 관련해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을 상당히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8일 오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장의 업무 파트너 1호로서 정보위원장인 나도 취임 이래 국정원장과 단 1분도 독대한 적 없는데, 양 원장이 서 원장을 최소 1시간 이상 독대를 했다는 건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하노이회담이 있던 날 급히 뭔가 제안하려고 전화번호를 국정원에 달라고 했더니 국정원장은 아무나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위원장인 저에게도 절대로 전화번호를 줄 수 없다고 했다”며 “다섯 번을 요청했는데 다 거절당하고 하노이회담이 끝날 때까지 전화번호를 못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만나는 상대가 대통령 측근인 실세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건 그분이 현재 맡고 계시는 일이 공직자도 아니고 정당인인데 문제는 총선전략을 짜고 계시는 책임자라는 것”이라며 “총선전략의 책임자와 북한 문제의 책임자가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며 정치개입을 의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1시간 이상은 독대한 걸로 보인다”며 “4시간 전체가 독대였냐, 아니였냐는 규명돼야 될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1시간 이상은 독대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근거가 뭐냐고 묻자 이 의원은 “밤 9시40분에 사람들이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밤 9시40분부터 밤 10시45분까지 둘만 있었던 건 확인되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은 둘이 독대를 한 건데 둘이 독대해서 무슨 얘기 했을지는 뻔하다. 북한 변수를 총선 국면에서 여당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고 가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합리적 의심에 대해서 답을 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합리적 의심이라기보다 과도한 상상력”이라며 “그 자리가 특별한 어떤 의도를 가진 자리가 아니라 지인들 간의 만남이라는 것이 설명이고 저는 그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두 사람은 사실 수십년 된 인간적 인연이 있고 또 공적 인연도 있다. 과거에 같이 일했던 적도 있다”며 “양 원장이 대통령과 가까운 분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2년 동안 대통령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굉장히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최근에 와서야 공직이라고 할 수 없는 공개적 직함을 갖게 됐는데 서 원장 입장에서는 ‘동생, 내가 밥 한번 살게’ 이런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로 시간이 안 맞다 보니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함께 하게 됐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최순실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수십년 된 오랜 관계고 친자매보다 더 가까운 사이인데 ‘밥 먹고 얘기하고 연설문에 대해서 조언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며 “그렇게 보호돼야 되는 사람이라고 전화번호조차 정보위원장에게 못 준다는 사람인데 인간적 차원으로 4시간이나 만나느냐”고 맞받았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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