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마들이 참혹하게 도살되는 제주 도축장의 실태가 미국 동물보호단체의 고발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10개월 동안 촬영한 경주마 도살 현장을 지난 3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4분짜리 영상에는 제주 도축장에서 불법적 방법으로 도축되는 경주마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유명 경주마나 혈통 좋은 말들도 ‘말고기’를 위해 도살됐다. 도축 과정은 끔찍했다. 작업자들은 도살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말들의 얼굴을 막대기로 구타했다. 도축할 말을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키고, 한쪽 다리만 묶어 허공에 매달아 두는 모습도 다른 말이 지켜보게 했다. 이를 본 말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쳤지만 공간이 협소한 탓에 도망치지 못했다.
페타는 한 경주마의 다리에 경기용 보호장비가 달려 있는 것을 지적하며 “마지막 경주가 끝난 지 72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도축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포털사이트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제주축협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직접적 고발 대상은 제주축협”이라면서도 한국마사회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사회의 무리한 경주마 수입과, 부실한 퇴역 경주마 보호 프로그램 등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경마산업 선진화를 추진하는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은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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