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다시 한번 굴렀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상대 이즈리얼의 ‘신비한 화살’과 조이의 ‘통통별’을 피했다. 전투 상황에서는 최전선에서 아프리카 챔피언에게 ‘은화살’ 세 방을 꽂아 넣었다. 젠지는 박재혁의 활약에 힘입어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젠지는 2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아프키라 프릭스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꺾었다. 뒤늦게 시즌 5승째(11패 세트득실 -9)를 신고한 젠지는 아프리카로부터 7위 자리를 탈환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박재혁은 “오늘 졌다면 다른 도원결의팀(젠지, 아프리카, kt 롤스터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말)의 승패에 따라 시즌이 좌지우지될 수 있었다. 아프리카를 이겨 자력으로 승강전권에서 탈출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더 노력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번 그리핀전에 이어 이날도 베인을 꺼냈다. 베인은 최우범 감독의 추천으로 플레이하게 된 챔피언이다. 박재혁은 “감독님께서 해외 대회를 정말 많이 보신다. ‘베인이 많이 나오는데 좋은 챔피언인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연습 때 사용해봤다. 연습 성적이 괜찮아 꺼냈다”고 베인 선택 이유를 밝혔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베인 장인’으로 이름을 날렸다던 박재혁은 “베인이라는 챔피언이 원거리 딜러라면 누구나 대회에서 꺼내고 싶은 챔피언이라 생각한다”며 “그 챔피언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 많이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리핀전 이후 솔로 랭크에서 베인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다는 기자의 짜증 섞인 책망에는 “저 때문이라면 죄송하다”며 웃었다.

박재혁은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으로 요즘 솔로 랭크도, 스크림 때도 제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았다. 슬럼프가 왔다고 생각해 자신감도 없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도 이기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젠지는 자신들의 장기였던 장기전 능력을 살려 1, 2세트 모두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경기 중 가장 ‘젠지다웠던’ 경기라 불러도 무방했다. 박재혁은 “1세트는 팀파이트를 잘해서 이긴 것 같다. 2세트에는 상대가 사이드라인을 내주고 미드에서 대치를 택하는 그림이 많았다. 미드․정글이 그 점을 잘 이용했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복기했다.
1세트 초반 ‘피넛’ 한왕호(올라프)가 바위게 싸움에서 밀려 주도권을 내준 것과 관련해서는 팀적으로 의사소통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박재혁은 “후에 한왕호가 말린 건 바위게 쪽 사정이 컸다고 들었다. 팀적으로 콜이 엇갈려 손해를 많이 봤던 것 같다”며 “바텀이 라인을 밀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경우다. 바위게를 뺏기면서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또한 박재혁은 앞으로 실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그는 “‘실수 없이 우리 할 것을 하자’와 ‘팀적으로 잘 움직이자’에 초점을 두고 준비 중”이라면서 “최우선으로는 실수를 줄이는 게 목표다. 원거리 딜러로서는 의문사를 줄이는 걸 목표로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한숨 돌린 젠지는 이제 담원 게이밍,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2라운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박재혁은 “절대 못 이길 팀들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하던 대로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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