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자신을 숨진 김모씨의 어머니라고 밝힌 A씨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아들이 죽은 이유라도, 하다못해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회사가 사고현장 CCTV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관계 기관도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들은 국방부에서 사용하는 로켓포를 만들다 사고를 당했다”면서 “회사에선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진상규명도 없다. 사고 경위 조사 과정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믿을 곳은 국민청원뿐”이라며 청원 링크를 공유했다.
A씨가 공유한 청원은 ‘9개월 만에 2번의 폭발, 근로자 8명 사망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됐다. 지난해 5월 한화 대전공장에서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20~30대 근로자 3명이 사망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청원 작성자는 자신을 유족 중 1명이라고 밝히며 “1년도 채 안 된 사고가 수습되기도 전에 또 폭발이 났다. 이번 사고는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 2번째 사고로 사망한 8명 중 2명은 입사 한 달 차 신입사원이었다”면서 철저한 안전대책 마련을 통해 더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관계자는 “CCTV의 경우 경찰 등 관계 기관의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가 수사기관에 넘어가 있다”며 “수사를 받고 있는 입장이기에 단독으로 결정해 보여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유가족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사고 이후 공정 자동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다만 9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준비작업까지 자동화하기엔 역부족이라 수작업이 일부 필요했는데, 그 부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내 이형공정에서 연소관 내부의 봉(코어)을 위로 끌어올려 분리하기 전에 봉과 이형기계를 연결하는 준비작업 과정을 거친다. 이 준비작업만 근로자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이 작업 도중 연소관이 폭발하며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번 사고가 원인 미상의 연소관 폭발으로 인한 것이라고 21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발생 건물이 폭발·화재로 인해 거의 전소됐고, 주변 건물이 찌그러진 것으로 보아 폭발 규모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동청은 원인 규명을 위해 사업장 사고영상(CCTV), 작업절차서, 해당 공정 안전성평가서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을 분석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