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1일 새벽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주제 무리뉴가 사령탑에서 경질된 뒤 임시감독으로 부임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세 번째 경기다.
솔샤르는 팀 내 규율을 매우 중요시하는 감독으로 알려졌다. 부임 직후 인터뷰에서 “퍼거슨의 헤어드라이어를 망설임 없이 꺼내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헤어드라이어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분노와 열기를 비유한 말이다. 솔샤르는 부임한 뒤 가장 첫 번째 과제로 분열됐던 팀 분위기 쇄신을 꼽은듯하다.
솔샤르는 자신의 목표대로 선수들을 통제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모양새다. 맨유는 솔샤르가 지휘봉을 잡은 직후 치른 지난 두 경기에서 카디프시티(5대 1승)와 허더즈필드(3대 1승)를 맞아 8골을 몰아쳐 대승을 거뒀다. 속도감 있는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솔샤르의 철학이 효과적으로 들어맞았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다. 최근 부침을 이어가던 로멜루 루카쿠,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쉬포드가 지난 경기에서 공격의 주축으로 활약했고 포그바도 솔샤르호에서 2골 2도움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팀 내 최고 주급 수령자인 알렉시스 산체스 역시 본머스전을 앞두고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머스전에서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긴 무리가 있지만, 무리뉴가 실패했던 산체스 활용을 솔샤르가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왼쪽에서의 공격 루트를 선호하던 산체스로 인해 포지션이 애매해진 앙토니 마르시알과 래쉬포드, 최전방의 루카쿠까지 이들의 공존은 무리뉴가 남긴 숙제다.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했던 무리뉴 체제와 다르게 공격적이고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하는 솔샤르호에서 이들이 날개를 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본머스는 직전 경기였던 27일 토트넘 원정경기에서 0대 5 대패를 당하며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이달 치른 7경기에서도 승리가 단 두 번뿐이다. 지난 5경기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초반 나쁘지 않던 흐름을 이어가던 순위도 12위까지 내려갔다. 맨유가 희망을 걸 수 있는 이유다.
방심은 금물이다. 잠시나마 경계를 늦춘다면 발목을 잡힐 위험은 충분하다. 지난 11월 3일에 펼쳐진 양 팀의 시즌 첫 승부에서도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역전 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솔샤르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주축 선수라면 이곳에 남아 팀 역사의 일원이 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최근 재계약 논의를 앞둔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며 남은 경기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송태화 객원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