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넥센 히어로즈 소속 문우람(26)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난 10일이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KBO는 넥센 히어로즈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지시했고, 이에 넥센 측은 곧 경위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안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3년 전인 2015년 5월 문우람은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도구는 야구배트였다. 머리를 7차례 가격당했다는 게 문우람의 주장이다. 응급실 진료 기록부까지 공개했다. 그런데 문우람은 3년 뒤에야 폭로했다. 넥센 측은 사안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미 폭행 당사자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올해 초다. 안우진(19)의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사건이 터졌다. 이때도 야구 배트가 등장한다. 야구계에선 여전히 배트를 이용한 폭행과 구타가 자행되고 있다. 특히 학교 스포츠에선 더욱 그러하다. 선배가 혹은 감독이 훈육을 명분으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야구 배트 폭행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흉기로 피해자를 가격해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 형법상 특수상해죄와 특수폭행치상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 특수상해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KBO는 이번 문우람 폭행 사건을 엄하게 다뤄야 한다. 그러나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안우진의 케이스에서 넥센은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지만 KBO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3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없는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음에도 말이다.
KBO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 규정에는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 또는 심판위원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총재는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3항에는 기타 인종차별, 가정폭력, 성폭력, 음주운전, 도박, 도핑 등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충분한 처벌 규정이 있는 것이다. 폭행 당사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를 3년 동안 사실상 숨겨온 넥센 구단 측에 대해서도 엄중한 제재를 가해야 마땅하다. 안우진의 경우처럼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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