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일 홍천은 41도, 서울은 39.6도를 기록했다. 찜통 더위 속에서 웃픈(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해프닝이 도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불타는 도심’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아봤다.
◇ “내비게이션도 더위를 먹었나?”

직장인 하모(24)씨는 출근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하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엔 지하주차장이 없어 불볕 더위에도 야외에 주차해야 했다. 출근을 위해 차 시동을 켠 뒤 내비게이션을 작동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먹통이었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내비게이션 부품이 녹은 것이었다.
하씨는 “기계도 더위를 먹었나 생각하던 중 내비게이션에서 부품이 튀어나왔다”며 “부품 하단 부분이 초콜릿처럼 녹아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사광선 밑에도 주차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사람만 뜨거운 게 아니라 차도 더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본서 더위에 고무 슬리퍼가 녹았다는데…”

지난달 27일 김모(21)씨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당시 폭염 특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김씨는 “이러다 쪄 죽겠다” 싶었던 날이라고 회상했다.
그에 따르면 제주도 경치를 감상하며 돌길을 걷고 있는 도중 신발에 열기가 느껴졌다. 김씨는 마침 SNS로 ‘도쿄를 걷다 고무 슬리퍼가 녹았다’는 글을 읽고 있었다. ‘에이 설마’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했지만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신발 밑창이 녹아 바닥에 ‘쩍쩍’ 달라붙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당황스러웠지만 말로만 듣던 이야기를 실제로 경험하니까 신기했다”고 말했다.
◇ “베란다에 널어둔 고무장갑이 녹아내렸어요”

얼마 전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고무장갑이 녹아내리는 폭염’이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고무장갑을 햇볕에 바짝 마르라고 베란다에 걸어놨는데 녹았다”며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고무장갑은 손가락 부분 고무가 녹아 마치 고드름처럼 맺혀있었다.
A씨는 “난생 처음 겪은 일이라 너무 놀랐다”며 “베란다에 대충 보관하던 부탄가스, 스프레이류도 언제 폭발할지 몰라 다 치웠다”고 말했다.
원은지 인턴기자
서현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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