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양에서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는 40대 남성이 경찰관을 살해하고 광주에서 살인 전과가 있는 40대 남성이 치료 중 폐쇄 병동을 탈출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조현병 환자의 범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정신분열증’으로도 불리는 조현병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망상’이 심해지거나 보호자 등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유 없는 분노감이 쌓이고 ‘액팅아웃(급성 증상 발현)’ 때 자해나 타해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율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5월 14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조현병학회는 조현병이 사이코패스와는 다르며 치료를 받는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위험성은 일반인보다 낮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로 인해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는 일반인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연간 약 20만 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약 1000건의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은 강남역 살인사건과 방배역 초등생 인질사건 등 사건 사고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매일매일 사회에서는 살인사건 등과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언론은 수많은 강력범죄에 동일한 무게감을 적용하지 않고 조현병 환자에게만 집중해 보도한다”며 “우리와 다른 이질적 존재로 치부된 정신질환자는 여전히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 측은 “위험성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자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고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면서 “그러나 강력범죄 중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율은 0.04%이며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범죄 가능성은 일반인의 강력범죄 가능성보다 현저하게 낮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병학회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학회는 “사람들이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를 조두순과 같은 성폭력범과 동일시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띈다”면서 “대개의 정신질환자 범죄는 치료받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다면) 이들이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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