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겼어야 다음 경기에 대비해 팀을 희망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
신태용(48·사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스웨덴전 패배를 이렇게 정리했다. 신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0대 1로 패한 뒤 “스웨덴의 높이에 고전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신 감독은 “페널티킥골을 내줘 아쉬웠다”며 “스웨덴은 자기 장점을 잘 살리는 팀이다. 신체조건이 좋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하면 어느 팀도 쉽게 골을 넣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 (2차전 상대인) 멕시코는 버거운 상대지만 잘 준비해서 오늘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독일을 꺾은 멕시코에 대해선 “그래도 공은 둥글다. 멕시코가 어제 좋은 모습으로 독일을 이겼다. 버거운 팀이지만 우리와의 경기에선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신 감독은 예상을 깨고 4-3-3 전술을 꺼내들었고, 최전방 한 가운데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배치했다. 그리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좌우에 포진시켰다. 하지만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한국 공격수들은 스웨덴의 방패를 깨지 못했고, 수비수들은 스웨덴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야네 안데르손(56) 스웨덴 감독은 “첫 10분 동안은 힘든 경기를 했다”며 “이후 경기를 잘 풀어 나갔다. 비디오판독이 제 역할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오늘 경기에 대한 총평.
"스웨덴이 워낙 높이가 좋아서 높이에 대비를 많이 했다. 카운트어택보다는 높이로 인한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적응하고 나면 후반에 포메이션을 바꿔서 역습을 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만들어 가려고 했다. 선수들이 해줬는데 페널티킥을 줘서 아쉽다. 오늘 꼭 이겼어야 멕시코전을 희망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는데 오늘 아쉽다. 남은 2경기가 있다. 공은 둥글다. 멕시코가 어제 좋은 모습을 보여서 버거운 상대이긴 하지만 멕시코를 준비해서 잘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초반 10분은 지배했는데 이후에 상황이 달라졌다.
"선수들이 초반 분위기는 좋았는데 높이에 염려하다 보니까 하고자하는 플레이를 못했다. (수비라인을) 내리면서 스웨덴 골키퍼가 좀 더 편안해지지 않았다 싶다."
-멕시코가 다음 상대인데.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가.
"멕시코는 일단 독일과 경기한 거에 우선적으로 말하면 상당히 빠르고 좋은 팀이다. 역습도 빠르고 좋은 팀이다 보니까 상대하기 버거운 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 다시 독일이 했던 경기, 우리가 대응하는 모습은 다를 수 있으니까 멕시코전을 준비할 수 있다."
-선발로 조현우를 투입했는데 스웨덴을 분석한 것인가.
"스웨덴을 준비하면서 김승규와 김진현 모두 평가했지만 높이에선 조현우가 제일 낫고 순발력도 낫다는 판단 하에 조현우를 투입했다."
-박주호 부상 상태는.
"햄스트링 파열이지 않느냐는 보고가 있는데 검진을 정확히 해봐야 한다. 파열이 있을 것 같다고 보고를 받았다."
-오늘 포메이션은?
"4-5-1보다는 4-3-3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썼다고 보면 된다. 높이에 대응하기 위해 김신욱을 썼다고 보면 된다."
-많은 것을 쏟았기에 데미지가 있는 경기인데.
"맞다. 사실 스웨덴전만큼은 꼭 잡고 간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하고 잘 따라줬는데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다. 스웨덴전에서 목표를 못 가져갔지만 멕시코, 독일전을 다시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페널티킥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주심 판정을 존중한다. 조금 아쉽다는 표현은 쓸 수 있지만 상대가 걸려서 PK를 줬다. 노련하게 했다면 안 부딪혔으면 됐다. 상대 발이 먼저 들어왔는데 대응이 미흡했다. PK 인정한다."
-니즈니를 구경할 것인가.
"여기 와서 훈련장과 공항에서 호텔, 호텔에서 훈련장, 훈련장에서 경기장. 차로 오면서 경치를 봤는데 강들이 아름답다고 봤다. 8시45분 비행기로 상트로 돌아간다."
-김신욱을 투입해 스웨덴의 높이에 대비했는데.
"상대는 분명히 4-4-2를 가동할 것이라고 봤고 높이를 준비하면서 평가전에서도 김신욱을 계속 생각했다. 훈련 때도 20분 정도는 김신욱을 넣고 훈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했다. 월드컵은 큰 대회기 때문에 세트피스에서 먼저 골을 주면 흔들릴까봐 그랬다. 감독은 모든 상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빠른 역습을 못했던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스웨덴이 키가 크기 때문에 이겼나?
"스웨덴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잘 살리는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신체 조건이 좋다보니까 박스 안에 들어가면 막기 어렵다. 다른 어느 팀들도 스웨덴에 쉽게 골 넣을 팀은 없다고 본다. 32개국 중 평균 신장이 첫 번째, 두 번째 정도로 좋다 보니까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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