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정말 제가 그토록 꿈꾸고 바래왔던 무대였다. 팀 코리아 동료들 덕분에 여기까지 달려왔다.”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을 딴 임효준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7번의 크고 작은 수술과 부상, 늦깎이 국가대표라는 타이틀로 맘고생을 했지만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로 그동안의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감독님이 마음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대로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동료들과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동료들이 있어서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효준은 이날 준준결승과 준결승에 이어 결승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무결점 레이스로 금빛을 봤다. 그는 “긴장이 되지 않아 신기했다. 예선이 끝나고 감독님께 ‘결승에 가면 뭔가 하나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며 “전략은 없었다. 즐기면서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귀화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효준은 “(안)현수 형이랑 지난해 12월 한국체대에서 훈련하고 조언도 들었다. 현수 형이 하던대로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2006 토리노올림픽 때 현수 형을 보고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 롤모델이자 존경하는 형인데, 그 소식(평창 출전 불가)을 들었을 때는 안타깝고 속상했다. 같이 뛰었으면 더욱 영광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7번의 수술을 이겨내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을까. 임효준은 “부상 때마다 포기하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이라는 뚜렷한 목표 하나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저도 현수 형처럼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임효준은 아직 남자 계주를 포함해 1500m를 제외한 개인종목 경기가 남아 있다. 그는 “지금 초심을 되돌아보고 싶다. 특히 5000m 계주 메달을 가져오고 싶다”며 “한국이 금메달을 가져오면 12년 만이다. 계주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릉=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