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롯데리아에서 데리버거 세트 50개 샀다”

Է:2018-01-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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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을 베푼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별 것 아닙니다”라는 겸손의 말이죠. 그러나 이를 받은 사람은 그것이 크든 작든 간에 모두 감동합니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따뜻한 마음 때문일 겁니다.

선행이 거창한 게 아니란 걸 보여준 네티즌의 사연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50개의 햄버거 세트를 보육원에 기부한 그는 자신이 이런 선행을 할 것이란 걸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습니다. 아이돌그룹의 워너원 팬 사인회 응모권에서 이 모든 게 시작됐습니다.

한 네티즌은 워너원 팬사인회에 가고 싶은 친구를 위해 롯데리아를 갔습니다. 팬사인회에 응모하려면 이곳에서 나눠주는 포토카드가 있어야 한답니다. 친구를 위해 50개의 햄버거 세트를 샀다고 합니다. 포토카드를 사니 햄버거가 따라왔다고나 할까요. 두고 먹을 수도 없는 햄버거가 많이 생긴 네티즌은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햄버거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는 글을 올렸습니다. 근처에 사는 회원이 있으면 나누고 싶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뒤에 올라온 이 네티즌의 후기는 좀 달랐습니다. 그는 햄버거 세트를 근처 보육원에 주고 왔다고 했습니다. 3살부터 고등학생까지 함께 지내는 보육원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알고 햄버거를 모두 주고 왔다네요. 그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함께 지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미리)알았으면 좀 더 준비해갈걸”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근처에 사는 회원에게 햄버거를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던 게 내심 걸렸는지 “너희들이 양보해줬다고 생각할 게, 고맙다”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네티즌은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라고 했습니다. 선행을 베푼 이들이 많이 하는 ‘단골 멘트’네요. 이 글은 여러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습니다. “훈훈하고 보기 좋다” “사인회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는 댓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음은 롯데리아에서 데리버거세트 50개 샀다’라는 제목으로 16일 커뮤니티 ‘개드립’에 올라온 사연 전문입니다.


살면서 갈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워너원 팬사인회 응모권 겸 포토카드인가 준다고 친구가 부탁해서 팔자에 없을 롯데리아 갔다옴

포토카드 또 가급적 아무거나 가져오지 말라그래서 눈치껏 50장 뽑는데 누가 누군지 몰라서 버벅거리고 있었는데 어떤 이쁜 여자분이 오셔서 얘는 누구고 얘는 누구고 하고 도와주심ㅋㅋㅋㅋ 고맙습니다ㅠㅠ

여튼 이X은 버거가 목적이 아니라서 먹고싶은 만큼 먹으라는데 이거 뭐 근처에 줄 사람도 없고 어째야될지 모르겠닼ㅋㅋㅋ

요약:
1. 친구 부탁으로 롯데리아 가서 세트 50개 사옴
2. 이쁜 여자분이 카드 고르는거 도와줌
3. 손으로 들고온건 안자랑

--- 수정

이거 근처살면 좀 주고싶은데 친목밴아니냐?


아래는 아까 데리버거 빌런이다 보육원 다녀왔다’이라는 제목으로 두번째 올라온 글 전문입니다.



안그래도 그친구가 보육원이나 그런 시설 알아보라고 그래서 멀지 않은데에 하나 있길래 갔다왔다

3-4살부터 고3 학생들까지 지내는 곳인데 70여명정도 지낸다더라 알았으면 좀 더 준비해갈걸

애들 사진은 많이 올리면 안될 것 같아서 하나만 얼굴 가려서 올림

여튼 근처 사는 개드리퍼애들 줄까도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됨 니들이 양보해줬다고 생각할게 고맙다 ㅇㅇ

아 그리고 나때문에 점심시간 뺐겼다는 애 있던데 미안하닼ㅋㅋㅋ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요약

1. 아까 데리버거세트 보육원에 전달함

2. 애들 귀여움

3. 점심시간 뺐어서 미안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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