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이 1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바른정당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김세연 의원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주요 인사 탈당이다. 원희룡 경기지사도 탈당 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큰 고비를 맞았다.
박 의원은 “바른정당에 관심을 가져준 청년 여러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저의 향후 행보에 앞서 주민 여러분의 마음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노력을 눈 감을 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탈당과 함께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의사 출신인 박 의원은 서울 송파갑에서 재선했다.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33석으로 창당한 바른정당은 이로써 한 자리 수인 9석으로 추락했다.
◇ 이학재는 잡았는데 박인숙 탈당… 원희룡은 어디로
남경필 경기지사, 김세연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탈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학재 의원은 지난 11일 잔류를 선언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바른정당에 남아 진통 속에 있는 통합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고, 통합신당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제 지역구의 많은 적극적 보수 지지자들이 이 기회에 자유한국당 복귀를 촉구했다”면서 “고마운 분들의 요청을 가벼이 여길 수 없었기에 제 마음은 흔들렸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아무리 춥고 험한 산도 한 발 한 발 내딛으면 정상에 오르지만 어떠한 이유로든지 포기하면 오르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바른정당에 남아 진통 속에 있는 통합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포기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렇게 이학재 의원 잔류를 끌어냈던 유승민 대표는 15일 황급히 제주로 날아갔다. 바른정당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긴 대화를 나눴다. 원희룡 지사는 정치 경력의 많은 부분을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하자 원희룡 지사마저 같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것이었다.
원 지사는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주지사 후보다. 그를 놓칠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은 지방선거에서 당선인을 배출할 전략지역 하나를 잃게 될 수 있다. 유승민 대표는 원 지사를 만나 잔류를 설득했다. 원 지사는 유 대표에게 "통합이 선거 공학적으로 비치고 있는 것 아니냐, 국민이 어떤 감정으로 보고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 대표의 뜻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분명히 밝혔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여러 차례 같은 생각을 말해왔다.
원 지사가 바른정당에 잔류할지, 탈당할지, 한국당에 복당할지 아직 확실치 않다. 주변에선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한다. 이런 그를 향해 한국당도 강도 높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방선거 후보감을 찾는 데 무척 애를 먹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지사 후보로 공을 들였던 박완수 의원마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가 내세우려던 유력 후보의 고사는 벌써 네 번째다. 홍정욱 전 의원, 장제국 부산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이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창원시장을 두 번 지낸 박 의원마저 경남지사 출마를 고사해 한국당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홍 대표와 박 의원은 경남지사 경선에서 두 차례나 맞붙었던 사이다. 홍 대표 입장에서는 경쟁자였던 박 의원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모양새가 됐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텃밭으로 분류했던 경남까지 잃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희룡 지사를 끌어들일 경우 한국당은 유력한 광역단체장 후보 한 명을 확보할 수 있다. 홍문표 사무총장을 비롯해 한국당 지도부는 원 지사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5일 뉴시스에 "계속 연락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 한국당 양쪽에서 모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원 지사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래가 불분명한 통합정당이나 탄핵 사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당의 간판을 다는 것보다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 제주 지역의 특성도 이런 관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당보다 인물이 선거판을 더 크게 좌우하는 곳이어서 무소속 당선 가능성도 어느 지역보다 높다고 한다.
◇ 박인숙 의원 입장문 전문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주민여러분과, 저의 당선을 위해 헌신을 해주신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려합니다. 저는 저의 향후 행보에 앞서 주민여러분들의 마음과 당원동지여러분들의 그간의 노력을 눈 감을 순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른정당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국민과 당원들, 특히 바른정당에 관심을 가져준 청년여러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앞으로 제가 가진 저의 모든 역량을 다해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8년 1월 16일
국회의원 박인숙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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