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얼어붙었다가… 남북 ‘LTE급 해빙’

Է:2018-01-0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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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만에 복구된 3일 오후 3시 34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에 우리측 연락관이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北, 고위급 회담 제안받은 지 하루 만에 화답


우리 측 발빠른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

조평통 위원장이 직접 성명



빠른 남북관계 개선 통해

고립 타개하려는 절박함도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2년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사흘 만에 해빙기를 맞고 있다. 북한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인 3일 답을 보냈다. 과거 북한이 우리 측 제안에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개월씩 뜸을 들여온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북한의 발표는 형식 면에서도 파격적이다. 과거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나 고위 당국자 명의 통지문을 통해 회담 제안을 해왔다.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직접 방송에 나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를 발표하는 식으로 대남 메시지를 내놓은 전례는 없었다. 북한이 공식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호칭한 것도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 또는 ‘남조선 집권자’로 칭해 왔다.

북한의 적극적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고립 상황 타개가 절박함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 신년사 발표 직후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잇달아 환영 입장을 발표하고 조 장관이 회담 제안을 내놓는 등 우리 측이 신속히 움직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고위급 회담 제안 검토 등 내부 조율을 위해 시간을 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 모두가 관계 개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조평통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낸 것은 우리 측의 발 빠른 조치를 환영한다는 표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은 남북관계를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우리 측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우리 측의 카운터파트로 나설 기관도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평통,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등 상당히 넓게 잡았다. 우리 측이 수석대표의 격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고위급’으로만 제안한 것과 상응한다.

북한은 회담 의제를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문제로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남북 회담을 ‘대표단 파견을 위한 북남 당국 간 회담’으로 규정했다. 이 위원장은 또 ‘실무적 문제’를 강조함으로써 차관급 이상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보다는 실무진 회담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체육실무회담 형태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관계 전반을 개선하는 문제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정세를 지켜보며 논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평창 동계패럴림픽 직후 열리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북한은 향후 대남 관계에서 조평통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평통이 남북대화 역할을 맡는 것은 국가기구 전환 후 처음이다. 북한은 2016년 6월 노동당 외곽기구였던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승격해 정부부처인 우리 통일부와 격을 맞췄다. 남북대화 활성화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남북관계가 줄곧 경색 국면이었던 탓에 대남 비방 등을 제외하고는 역할이 없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신년사 발표 이후 대남 비방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자에서 남한 관련 기사를 한 건도 게재하지 않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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