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 “소녀시대 ‘지’ 오리지널 버전 가장 좋아해”

Է:2017-11-2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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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전하는 북한군 치료상황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몇 차례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견뎌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지난 18일 자가 호흡을 시작했고 21일부터는 의식도 완전히 회복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려냈던 아주대의대 이국종 교수와 의료진이 귀순한 북한군 병사도 살려낸 것이다.

이 교수는 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2차 브리핑을 열고 “귀순 병사는 석해균 선장보다 상태가 더 심각했으나 오히려 석 선장보다 회복이 빠르다”며 “현재 의식은 명료한 상태지만 총격으로 인한 부상과 2차례의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악수를 해보니 손이 빨래판처럼 단단했다. 귀순 병사가 몸이 좋아 잘 견디는 것 같다”며 “아직 중환자실에 있지만 이번 주말쯤에는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교수는 “앞으로 장폐색증(장이 막혀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증상)이 과제”라며 “주로 6개월이나 2년 정도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데 귀순 병사의 경우는 총탄이 많은 장기를 뚫고 지나갔기 때문에 후유증이 아무 때나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귀순 병사에 대한 당국의 조사에 대해 이 교수는 “의학적으로 신문을 받으려면 한 달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을 당국에 건의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귀순 병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귀순 병사는 오모(25)씨이며 영화 ‘트랜스포터’를 같이 잠깐 보는데 주연 배우가 빠르게 운전하니까 자기도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녀시대의 노래 ‘지(GEE)’의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 인디밴드 버전 등을 들려줬더니 병사가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설명 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최근 빚어진 정치적 논란 등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굉장한 자괴감이 든다”는 얘기도 했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가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이국종 교수가 중증환자도 아닌 석해균 선장을 가지고 쇼를 해 국회 법안과 예산이 통과돼 중증외상센터가 설립될 수 있었다’고 보낸 메시지까지 공개하며 왜곡된 시선에 대한 울분을 드러냈다.

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이 교수가 귀순 병사를 치료하며 몸 안에 있는 기생충과 분변을 공개해 인격 테러를 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이 교수는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일은 목숨을 구하는 일인데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중증외상센터가 언제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될지 암울한 상황”이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 교수를 직접 찾아가거나 메시지 발표를 통해 존경하는 의사에게 무리한 부담을 드린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의 본질이 전도되고 있어 경종을 울리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 교수를 공격한 것으로 오해받았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수원=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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